한화생명금융서비스(이하 한금서)가 또 하나의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인수하며 업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 흑자전환 이후 체질 개선을 이룬 데 이어 공격적인 외형 확대로 본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금서는 부산에 본사를 둔 대형 GA IFC그룹의 지분 49%를 추가로 인수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는 지난 2023년 피플라이프 인수에 이은 두 번째 대형 GA사 인수 사례다.
IFC그룹은 전국 114개 본부와 지점에서 약 2000명의 보험설계사를 보유한 부산·영남권 대표 GA다. 피플라이프(4000여명)와 IFC그룹의 설계사 수를 포함하면 한금서의 총 설계사 수는 3만4000여명에 이르러, GA 업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게 됐다. ▷관련기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IFC그룹 100% 인수…영남권 영업력 강화(7월7일).
한금서는 출범 첫해인 2021년 1681억원, 2022년 482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2023년 689억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152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실적 개선과 함께 조직 안정화가 이뤄졌다는 내부 평가 속에, 올해는 전국구로 외형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위' 외형 완성했지만…계열사 의존도 여전
다만 업계에서는 한금서의 성장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적과 외형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모회사인 한화생명의 상품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험GA협회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한금서의 지난해 1년 신계약 모집건수(129만6083건) 중 한화생명 상품(89만266건) 비중은 68.7%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간 신계약수수료(2789억원) 가운데 한화생명 상품(1713억원)의 비중은 61.4%로 집계됐다. 생명보험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전체 생명보험사 상품을 팔아 거둬들인 신계약 수수료(1804억원)의 94.9%가 한화생명 상품이었다.
일반적인 GA들이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판매하는 것과 달리, 계열사 상품 판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자립성과 비교판매 기능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된다.
태생부터 전속 출신 설계사로…다변화 노력 중
한금서가 출범 당시 약 2만명에 달하는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를 조직 전체로 이관하며 만들어진 GA라는 점에서, 이 같은 상품 편중은 구조적인 특성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대부분의 설계사들이 한화생명 상품 위주로 영업해온 만큼 타사 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실무 경험도 적은 상황에서 비계열 상품 판매 확대에는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금서는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째로 분리해 자회사형 GA로 전환한 만큼 일반 GA와 성격이 다르다"며 "전속 조직에서 GA로 전환된 설계사 입장에서는 익숙한 한화생명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금서는 현재 타사 상품 취급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외부 보험사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생?손보의 여러 회사 상품을 소개해야 하는 설계사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렌지트리(영업지원플랫폼), '오렌지터치(고객관리플랫폼)'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금서 관계자는 "다른 중소 생보사의 상품이라든가 손보사 상품 판매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