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발표 이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주택담보대출은 아직 수치 상으론 지난달과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즉시 대출이 가능한 신용대출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 향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대출 상승폭이 큰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은 지난 6월 말 104조4021억원에서 이달 7일 104조5093억원으로 7일새 1072억원 증가했다. 일 단위로 단순 계산해 보면 하루평균 153억원 뛴 셈이다. 지난 6월 한 달 간 하루평균 362억원씩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달 신용대출 하루평균 잔액 증가폭은 한 달 전 대비 반토막 났다.

금융당국은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했다. 기존 연소득의 최대 2배까지 신용대출을 내줄 수 있게 했던 것을 지난 6월 28일부터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틀어막았다. ▷관련기사: 유주택자 대출 받아 집 못산다…갭투자도 원천 차단(2025.06.27)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받아가는 대출이어서 규제 시행과 함께 줄어든 경향이 있다"면서 "6·27 규제 발표 직후 은행별로 비대면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한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표면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도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하루평균 증가폭은 지난 6월(599조4250억원) 1921억원 늘었다. 그러다 지난 6월 말에서 이달 7일(600조3233억원) 하루평균 1283억원 증가로 638억원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이후 하루평균 증가폭이 줄어든 건데 아직 나가야 할 기존대출 승인액이 남아있어 이달까지는 지난달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이후 주택담보대출 신청액이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이뤄진 주택거래량과 대출 승인액 등을 감안할 때 가계대출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748조812억원에서 6월 754조8348억원으로, 이달 7일까지는 755조8982으로 늘었다. 하루평균 증가액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2251억원, 지난 6월 말 대비 이달 7일에는 하루평균 1519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하반기 총량 목표치를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감축하고, 지난 6월 28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6억원 및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1억원 한도로 나가도록 묶어둔 상태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효과를 지켜보다 필요시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DSR 규제에 포함하는 등의 카드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