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ELS(주가연계증권) 재판매를 위한 거점점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ELS 판매 거점점포 윤곽이 드러나면 은행들은 거점점포 운영안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ELS 판매 재개는 오는 9월이면 가능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거점점포 선정 막바지 단계다. 조만간 ELS 단독 판매 공간을 공사할 거점점포 실사에 돌입한다. 신한은행은 ELS 판매 거점점포를 전국 70여개로 잠정 결정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거점점포 운영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전국 영업부 18곳과 대도시 중심으로 거점점포를 우선 선정하고 순차 확대해간다는 복안이다. 예상대로 거점점포는 PB센터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래픽=비즈워치

금융당국은 올해 2월 '홍콩H지수 기초 ELS 현황 및 대책'을 통해 ELS 판매 방안을 발표했다. 물적 및 인적 요건을 갖춘 거점점포에서만 ELS를 판매하도록 한 게 골자다. 별도의 ELS 판매 공간을 마련하고 3년 이상 판매경력을 보유한 전담직원을 배치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예상한 거점점포는 5대 은행 기준 최소 200개, 최대 400개다. ▷관련기사: 은행 ELS 판매 전국 400개 거점 점포에서만…가입절차도 까다롭게(2025.02.26)

은행들은 유관 부서와 함께 거점점포 운영 방식이나 판매제도 개선안 등을 만들어가고 있다.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은행별로 취합해 이달 중 금융당국에 전달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무진들 중심으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막판 조율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많게는 30%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많았고 한 때 은행권의 비이자수익을 담당하는 효자 상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대량 손실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당시 은행권에서만 홍콩H지수 ELS 손실 확정 계좌가 17만건에 달했다. 원금 10조4000억원 중 4조6000억원이 손실액으로 잡혔다. 당시 은행권 불완전 판매 논란도 불거졌고, 곧장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4곳은 ELS 판매를 중단했다.

ELS 판매는 해당 사건으로 바닥을 쳤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ELS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24%(2조8000억원) 증가하는 등 증권사 중심으로 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ELS 주 판매처는 은행이었다"면서 "다시 ELS 수요가 늘고 있어서 재판매 준비를 서두르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대 수익률에 ELS 발행량 '쑥'…아직은 대형사 중심(2025.06.20)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중 은행들 ELS 판매가 시작되면 무작위 현장점검 등을 실시해 소비자 보호에 힘쓸 구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초반에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으나 은행들이 거점점포를 균형 있게 배치해 운영해 갈 것"이라면서 "대면 판매 재개 시점에 맞춰 온라인 판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