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져서 돌아왔다. 삼성카드에 빼앗긴 1위 탈환에 사활을 건 신한카드가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까지 감행하며 '조직 대수술'에 들어갈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2등은 못 참지' 1등 뺏긴 신한카드, 칼 뺐다(6월18일).

신용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일 각종 제휴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신한금융그룹내 맏형인 신한은행을 등에 업고 신한카드를 많이 쓰도록 독려하는 '적금'도 출시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 고금리 적금, 카드 지원사격?

신한은행은 최근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신상품 '1982 전설의 적금'을 10만좌 한정으로 선보였다.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년 만기 자유적금으로, 기본이자율 연 3.0%에 우대이자율 최대 연 4.7%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7%의 금리가 적용된다.

주목할 점은 우대금리 조건이다. 이번 특판 적금은 신한카드(신용)를 신규로 발급하고 3개월 이상 결제 실적을 충족하면 연 4.2%포인트, 기존 신한카드(신용·체크) 회원은 6개월 이상 결제 실적을 충족하면 연 3.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카드 결제 계좌는 신한은행과 연동돼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신한 쏠(SOL)뱅크'에 있는 디지털 야구 플랫폼 '쏠야구' 응원팀을 지정하면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최근 특판 상품들이 우대 이율 조건이 까다로워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는 소수라는 비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단순한 구조다. 

일정 기간 신한카드의 결제 실적만 충족하면 기존 회원이라도 연6.5%의 금리는 보장되고, 신한은행 고객이라면 은행 앱에서 응원팀을 지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복잡한 조건 없이 신한카드 실적만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이번 적금은 신한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확대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특판 적금에서 우대금리 조건은 목적성과 타깃이 뚜렷하다"며 "우대금리 조건이 '신규·기존 고객의 신한카드 사용' 정도로 단순하다면 신한카드 신규 고객 확보, 신용판매취급액 확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982 전설의 적금은 우대금리 조건을 단순화해 고객들이 더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판 점유율 지켜야' 신한-삼성카드, 격차 더 좁혀져

신한카드는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1일), GS리테일(2일) 등과도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를, LG전자와는 구독카드(1일)를 선보이며 신용판매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신세계와도 스타필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를 출시했다. PLCC는 브랜드 전용 혜택이 집중돼 해당 브랜드 이용 고객의 재방문과 구매 빈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 2015년부터 PLCC에 힘을 주고 있는 현대카드의 경우 개인신용판매 이용실적이 2015년 55조274원에서 지난해 말 133조9319억원으로 2.4배가량 뛰었다. 

개인 신용판매취급액은 개인이 신용카드로 사용한 국내와 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포함) 금액을 합친 것이다. 통상 카드업계는 순위를 매길 때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과 당기순이익을 활용한다.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본업 경쟁력을, 순이익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경쟁사인 삼성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646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5721억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올해 1분기에도 1844억원을 기록해 신한카드(1369억원)보다 앞섰다. 삼성카드가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 부문에서도 신한카드를 넘어서면 업계 1위가 완전히 뒤바뀌는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카드의 개인신용판매 이용실적 기준 점유율은 18.50%로 전월(18.51%)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18.04%로 전월(17.88%)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양사 격차는 0.63%포인트에서 0.46%포인트로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삼성카드의 추격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5월 기준 삼성카드 점유율은 17.07%, 신한카드 점유율은 18.38%로 두 회사의 격차는 1.31%포인트였다. 삼성카드가 1년 새 점유율은 0.9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점유율이 0.1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두 회사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다급해진 신한카드가 격차를 다시 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팀장급 자리를 28% 줄였다. 희망퇴직도 실시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