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합격은 에듀윌~ 공인중개사 합격, 주택관리사 합격도 에듀윌~’. 누구나 귀에 익은 국내 1위 자격증·공무원 교육업체 에듀윌의 TV 광고다.
에듀윌이 공들이는 광고와 맞물려 관계사의 존재 묘하다. 에듀윌이 광고선전비를 적잖이 지불하는 광고회사 ‘브랜드발전소’란 곳이다. 창업주 오너가 에듀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영행보를 이어갔던 곳이다. 최근에는 에듀윌 주주명단에 있던 27살의 임원이 등장하는 등 브랜드발전소에 대한 궁금증을 배가(倍加)시키고 있다.
에듀윌 광고와 맞물려 묘한 브랜드발전소
에듀윌은 한양대 영어영문학과(82학번) 출신인 양형남(59) 현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 회장이 대학 졸업 후 중국 관련 비즈니스 업체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가 1992년 1월 창업한 ‘국가고시교육본부’를 전신으로 한다. 30세 때다. 당시 직원 2명으로 시작한 업체가 지금의 ‘에듀윌’이 됐다.
에듀윌은 2010년 183억원 정도였던 매출(개별)이 매년 성장 추세다. 2016년 5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9년 952억원으로 올해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10년간 해마다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 한 해 평균 22억원이다. 에듀윌이 회원수 300만명의 국내 1위 자격증·공무원 교육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다.
매출 성장과 맞물려 에듀윌은 광고에도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광고선전비를 제법 쓴다는 의미다. 특히 2010~2014년 60억~70억원대에서 2015년을 기점으로 한껏 커졌다. 자격증·공무원 교육업계 최초로 TV광고 런칭한 게 2014년이다. 2015년 100억원을 넘어선 뒤 2016년 156억원에 이어 2019년에는 197억원에 달한다.
묘하다. 에듀윌이 현재 ‘특수 관계’에 있는 광고회사에 매년 광고선전비를 상당액 지불하고 있어서다. 에듀윌의 출자 계열사로 묶이지 않으면서도 에듀윌 감사보고서 상에는 2016년 이래 ‘특수관계자’로 잡혀 있는 업체다. 2014년 10월 설립된 온라인 마케팅 전문 광고기획·대행업체 ‘브랜드발전소’다.
2015~2019년 에듀윌의 브랜드발전소 광고선전비 거래내역을 보면 2015년 41억원을 시작으로 많게는 99억원에 이른다. 에듀윌 전체 광고선전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도 30.6%, 높게는 67.4%다.
브랜드발전소는 총자산 16억원(2018년 말), 자본금 5000만원 정도의 업체지만 알짜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2016~2019년 재무실적을 보면, 매출은 적게는 62억원, 많게는 84억원이다. 벌이도 좋아 영업이익이 매년 예외없이 흑자기조를 유지하며 한 해 평균 7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영업이익율은 평균 10%를 웃돈다. 에듀윌이 한 몫 한다고 볼 수 있다.
에듀윌 주주명단에서 확인된 27살 양기송의 존재
베일의 광고대행사 브랜드발전소를 더 들춰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맨 먼저 브랜드발전소는 서울 구로동 지식산업센터 코오롱싸이언스밸리2차(12층)에 본점을 두고 있다. 에듀윌 본사(3층)가 위치한 곳이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는 브랜드발전소 주주들의 면면을 확인할 길은 없지만, 무엇보다 에듀윌 오너 양 회장의 존재감을 브랜드발전소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양 회장이 에듀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게 2016년 4월.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 자리를 당시 정학동 에듀윌 경영지원본부장에게 물려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작년 4월에는 ‘대교맨’ 출신으로 대교 눈높이사업부문 대표를 지낸 박명규 장원교육 경영총괄본부장 선임되며 현재 에듀윌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에듀윌은 5년째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명단에서도 5년째 양 회장을 찾아볼 수 없다. 양 회장은 2017년 1월 출범한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한데, 양 회장이 에듀윌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경영행보를 이어간 곳이 있다. 바로 브랜드발전소다. 에듀윌 퇴진 1년여 만인 2017년 7월 브랜드발전소 유일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은 것. 게다가 당시 이사회 자리를 내준 이가 양 회장의 부인이었다.
양 회장은 2019년 11월까지 등기임원직을 갖고 있었다. 에듀윌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에듀윌로 자리를 옮겨 2년 6개월 동안 경영활동을 했던 셈이다.
또 한가지. 최근 브랜드발전소에 경영구조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브랜드발전소는 올해 7월 대표로 선임된 전문경영인 정희석 대표 체제다. 이런 와중에 이달 초 양기송씨가 새롭게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올해 나이 27살이다.
양기송씨의 존재가 이채로운 것은 나이도 나이거니와 에듀윌의 주주명부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는 2014년 말로 거슬러 올라가야 에듀윌의 주주현황을 볼 수 있는데, 1대주주는 양 회장으로 지분 42.1%를 소유했다. 다음으로 많은 각각 27.9%를 가진 2대주주가 양기송씨와 양기창씨다. 이래저래 묘한 데가 있는 에듀윌의 베일의 관계사 브랜드발전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