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자회사인 KB부코핀파이낸스를 JB우리캐피탈에 매각한다. KB뱅크의 계열사를 정리해 경영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JB금융지주의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할부금융 등 오토금융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KB부코핀파이낸스 인수 건을 결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JB우리캐피탈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기반을 마련하고 동남아시아 지역 영업 확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B뱅크 자회사인 KB부코핀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금융사다. 1983년 설립돼 2008년 KB뱅크에 인수됐으며 자동차 할부금융과 개인신용·자영업자 대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현재 KB뱅크가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124억6000만 루피아(약 10억53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본사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KB뱅크를 연간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B뱅크의 올 1분기말 자기자본은 570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400억원 줄었고, 지난해 2410억원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올 1분기에도 53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다만 현지 회계기준으론 올 1분기 3422억6000만 루피아(한화 약 2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연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자본비율이 개선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는 평가다.

처음으로 현지인 출신 은행장(쿠나르디 다르마 리에 전 DBS은행 부행장)을 선임, 현지화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신임 은행장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현지 밀착형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수익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은 또 인도네시아 금융복합그룹 규제에 따라 현지 금융지주사 설립도 준비중이다. 경영효율성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JB우리캐피탈은 JB금융지주 내 비은행 부문 주력 계열사다. 자동차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며 개인신용대출 및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비오토금융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2927억원)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로 많은 22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총자산은 10조2331억원에 달한다. 2011년 전북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인수하면서 현재 사명을 갖게 됐다. 이후 2013년 JB금융 출범과 함께 전북은행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7년 설립한 JB캐피탈미얀마가 유일한 현지법인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자동차 금융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한 번에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해 빠르게 안착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다만 KB부코핀파이낸스의 수익 규모가 아직 미미해 당분간은 기반 마련과 시장 안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차 등 국내 제조 기업들도 진출해 있어 자동차 생산과 소비가 함께 늘어나며 자동차금융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계 금융사가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라 한국계 캐피탈사가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사업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