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옭아맸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계엄으로 급등했던 원·달러환율은 지난주 새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새 정부 기대감에 힘입어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6개월 만에 기준값인 100을 넘어섰다.
다만 아직 불안정한 지표들도 있다. 대외적으론 중동 위기가 고조되는 데다 대내적으론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히 크다. 가장 큰 관심거리인 집값도 다시 과열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이번 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등 국내 경기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을 발표해 이목을 끌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새 정부 출범 일주일만인 이달 9일 달러당 1355.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4일(달러당 1359원) 이후 최저치다. 새 정부 출범 열흘째였던 이달 12일에는 달러당 1356.4원으로 집계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후 지속적으로 원화가 절상되며 1350원 선까지 하락해 있다"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와 미국의 원화 절하 압박 등을 감안해 원달러환율은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외적으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위기는 변수로 남는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대감으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8을 기록했다. 기준값인 100보다 높으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계엄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88.2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90선을 맴돌았다.
환율과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개선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나온 경기 진단도 다소 누그러졌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를 통해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5월 등장했던 '경기 하방압력 증가'보다는 다소 완화된 표현이다.
하지만 강도의 차이일 뿐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미·중 간 상호관세 90일 유예, 소비자·기업심리 상승 지표 등을 고려하면 6월이 5월보다 하방 압력이 더 커졌다고 말하기엔 여건들이 바뀌었다"면서도 "다만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새 정부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부동산 시장 점검 TF'를 열고 부동산 상황을 진단했다. 정부는 "투기·시장교란 행위나 심리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 등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하고 실수요자 보호, 서민 주거 안정 등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흐름은 오는 19일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17일 발표하는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20일 예정된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통해서도 경기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수출입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고환율 영향으로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왔다.
오는 17일 '인구 및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한 취업자수 추세 전망'도 발표된다. 경기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