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국내외 경제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미국은 우방국들과 상호관세 협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경기를 부양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하지만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리스크가 남아있어 금융시장 긴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를 전격 유예했다. 상호관세 25%가 적용될 우리나라는 석 달의 시간을 벌었다. 대신 상호관세와 중첩되지 않는 철강 등 품목별 관세와 기본관세 10%는 부과 중이다.
미국은 우방국들과 상호관세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주 일본과의 협상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협상을 시작하기도 전 "큰 진전"이라는 말을 남겼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일종의 예고편인 미국과 일본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 긴장도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관세 관련 발언을 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어떻게 될지도 변수다. 이번주 우리나라·미국 상호관세 협상에서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이 어떤 기류를 형성할 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 18일 국내에서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대규모 산불과 관세 타격 등으로 쪼그라든 경제를 부양하는 차원이다.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추가 충격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미국발 관세 타격과 국내 대규모 산불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5%에서 0.2%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충격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추가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성장률이 얼마나 되느냐는 글로벌 무역협상 진전 추이, 추경의 규모와 시기,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경제심리의 회복 속도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제 긴장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번주에 가늠해 볼 수 있다. 오는 23일과 24일 한국은행은 각각 '4월 소비자동향조사'와 '2025년 4월 기업경기조사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한다. 소비자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공개되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와 24일 예정된 '2025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발표에서도 대내외 충격으로 인한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