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수장을 바꾸고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을 축소하고 부행장 숫자를 줄이는 등 군살을 뺀다. 동시에 1971년생 부행장을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임원 5명을 줄이고 기존 부행장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0명을 교체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12일 밝혔다. 본부조직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한다.
이번 우리은행 임원 인사에선 부행장 정원이 23명에서 18명으로 줄어든다. 기존 부행장 가운데 11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승진한 6명 부행장 중에는 71년생이 포함돼 세대교체를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해외법인장도 젊어졌다.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은 미국과 베트남, 중국 등 주요 해외 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없애고 70년대생 본부장을 발탁해 해외영업 활성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조직개편에선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을 나눠 담당하는 기존 방식 대신 각 사업그룹장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과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추구했다.
IB그룹은 기존 CIB그룹에서 별도 그룹으로 독립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등 자본시장부문 계열사와의 연계영업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논란 중심에 있는 만큼 내부통제 조직을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에 집중하도록 했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해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 기능을 없앴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와 금융소비자 보호, 정보보호와 자금세탁방지 등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한다.
WON뱅킹사업본부 편제를 △WON뱅킹사업부 △마이데이터 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WON뱅킹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자가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도 조직을 보강하는 등 활성화를 지속한다.
영업조직은 개별 영업점 단위의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을 위해 인근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며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통해 2025년을 신뢰받는 우리은행 회복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조직 안정화와 함께 젊은 리더를 임원으로 전진 배치한다. 이번 인사에서 9명 임원 중 3명이 교체됐다.
경영지원부문과 브랜드 부문에는 70년대생 소속 부서장을 상무급 임원으로 승진·발탁해 부문별 사업 추진 연속성에 중점을 뒀다. 성장지원부문은 은행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와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과 주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새롭게 발탁된 경영진들이 조직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을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